모노레일의난장판 :: '세상보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2007. 11. 2. 23:56

재미있지 않은가 / 김규항

박정희가 독재를 한 건 인민을 괴롭히기 위해서였을까? 천만에, 가난한 인민이 잘살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가 노래와 영화와 문학을 검열하고 금지했던 건 인민의 문화적 권리를 빼앗기 위해서였을까? 천만에, 순진한 인민을 해로운 문화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부모들, 특히 오늘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은 영락없이 박정희와 닮았다. 그들은 아이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를 감옥의 수인처럼 키우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순수하고 밝은 것이 아닌 모든 것을 금지한다. 재미있는 건 그들이 박정희를 매우 싫어할 뿐 아니라 박정희와 그 후계자들과 싸운 제 청년 시절에 굉장한 자부를 가진다는 사실이다. 제 아이에게 그저 박정희인 사람들이.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지난 주 한겨레21의 이 주의 한 문장이 기억난다. "큰일 안해도 되니, 큰일 치지나 마세요."
가지려고 발버둥 치면 칠 수록 가질 수 없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럴 땐 그저 놔누는 수밖에는 없다.
Let it be.

2007. 10. 29. 11:01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베르톨트 브레히트 


나도 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 생겼다

좋지 않은 토양으로 인하여
정원에서 자라는 나무가 휘어진 것이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무가 휘어졌다고 하면서 비난을 한다

해협의 따뜻한 보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게는 보이지 않는다
내게는 무엇보다도
어부의 찢겨진 어망이 눈에 띨 뿐이다
왜 나는 자꾸 40대의 소작인 처가
허리를 구부리고 걸어가는 것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가슴은
예나 지금이나 따스한데

나의 시에 운을 맞춘다면
이는 내게 거의 오만처럼 느껴진다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화가에 대한 경멸이
나의 가슴속에서 다타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번째 것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고 목숨을 끊었다.
대체 어떤 부귀와 영화를 누리려 했기에
대체 얼마나 욕심과 오만과 허영을 부렸기에
자기 몸에 2리터나 되는 신나 두 통을 붓으면서까지
동지들 힘내라고 사장을 구속시키라고 말해야 했을까.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희망를 이야기하는 것이 사치가 되는 시대.
그렇기에 누군가는 스스로를 불살라가면서
생존을 이야기해야 하는 시대.
그래, 더 힘을 내야지.
그래, 더 희망을 이야기해야지.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2007. 10. 14. 14:57

한국의 기자는 모두 난독증인가?

대학생 12% "남북통일 필요없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대학생 10명 중 1명 이상은 남북통일이 필요없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대학신문이 창간 19주년 기념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20개 대학의 학생 총 2천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북통일에 대해 `통일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10.8%, `절대 통일되면 안된다'는 응답이 1.3%인 것으로 조사됐다.

`속도를 조절해 추진해야 한다'가 52.8%로 가장 많았고 `통일을 하더라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26.0%,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9.1%에 불과했다.

대학생들은 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구조는 `부유층-빈민층'(45.2%)이라고 답했고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빈부격차 해소'(30.7%)가 가장 많이 꼽혔다.

(후략)

출처 : 대학생 12% "남북통일 필요없다" (연합뉴스)


통계조사의 자의적 해석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를 '명백히' 보여주는 기사이다.
이런 기사가 네이버 탑에 오르면 대다수의사람들은 기사를 읽기 전까지 [대학생 12% "남북통일 필요없다"] 라는 제목만 보고 '아, 대학생들이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군' 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기사를 조금만 뜯어보면 정말 얼척없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대학신문이 남북통일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는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 9.1%
'속도를 조절해 추진해야 한다' 52.8%
'통일을 하더라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26.0%
'통일할 필요가 없다' 10.8%
'절대 통일되면 안된다' 1.3%

로 통일에 대한 찬성입장은 89.7% / 반대입장은 12.1% 이다.

문항도 피대상자의 입장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해 봤을 경우 (심지어 통일에 대해 평소 절박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대학생이라 가정했을 때) 통일에 대한 찬성 입장이라도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 보다 '속도를 조절해 추진해야 한다' 가 더 합리적 판단인 것 처럼 느껴져 선택하기 쉽게 되어 있다. 사실 모든 일이 그 상황에 맞게 속도를 조절해 추진해야 되는거 아닌가?
'통일을 하더라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라는 문항 역시 통일을 반대하지 않는 입장임이 명확하다. 그리고 통일을 하더라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문항은 마치 통일을 늦춰야한다는 것처럼 악의적 해석이 가능하게 모호하게 서술하였다. 대체 '서두른다'는 게 뭔가? 어디까지가 서두른다는 것이고 어디까지가 서두르지 않는 일인가?

반통일적 입장을 가진 12.1%의 수치는 상식적으로 별로 큰 수치가 아니다. 오히려 90%가 통일에 찬성한다는 입장으로 보았을 때 대다수의 대학생이 통일지향적이라고 해석하는 게 더 맞다. 우리나라에 변태성욕자가 12.1%가 존재한다고 해도 그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웃음))

이 통계가 과연 '대학생 10명 중 1명 이상은 남북통일이 필요없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고 분석해야 하는 기사인가? 놀라운 일이다. 어쩌면 기자는 정말 열렬한 통일지상주의자이기 때문에 10명 중의 10명이 모두 통일에 찬성하지 않는 것이 개탄스러워 이 기사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웃음)

2007. 10. 14. 01:42

서울을 봉헌한 것도 모자라 이번엔 청와대에 교회라..

 


대선은 할 것 없어. 올해 12월 달 대선은 무조건 이명박이 할테니까, 장로님이니까.
만약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안 찍을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거야. (웃음)
생명책에서 안 지움을 당하려면 무조건 이명박 찍어야돼. 아셨지? (아멘) 알았지? (아멘)
이명박 장로님 나한테 약속했어. 개인적으로 꼭 청와대 들어가면 교회 짓기로. 박수쳐. (박수)
근데 처음부터 교회를 짓는다고 하면요 불교인들이 또 반발한다고.
그러니깐 나는 장로입니다 내가 주일날 저 한강을 건너 압구정동 소망 교회까지 가야 하는데,
전투경찰들이 주일날 그 경호하느라 약 1000명이.. 몇명이? (1000명이)
일요일날 주일날 쉬지도 못하니 나는 그들을 않귀찮게 하기 위해서 나는 청와대에서 예배를 드려야 되니
예배를 드릴 장소가 있어야 되니 처음에는 교회 짓는다하지 말고 종교관을 짓는다 이렇게 하면 된다고
종교관 짓는다 해놓고 중간에 가서 십자가 달면 돼. 요렇게해서 시민단체를 살짝 잠재우고 딱 세워서 할렐루야지
우리 한 번 대한민국을 예수의 나라 만들어 봅시다.

종교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기독교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존경하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써 한국의 교회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일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2007. 10. 14. 01:21

앨 고어의 책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넓게 펼쳐진 미래', 2007년 5월 앨 고어의 집무실 ⓒ타임

   

역시 어지러운 책상은 죄가 없어 ㅠ_ㅠ

어수선한 책상이 어수선한 정신을 반영한다면, 비어있는 책상은 무엇을 반영하는가?
If a cluttered desk is a sign of a cluttered mind, of what then, is an empty desk?
                                                                                                                - 알버트 아인슈타인


덧. 부시의 집무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깔끔하고 정리된 것에 모든 신경을 다 쓰게 된다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정리되었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이다.

2007. 10. 10. 21:50

언론, 선거 보도진인가? 선수인가?

예전 한겨레21에서 선거관련해서 언론을 분석한 적이 있었다.
객관적이고 공평해야 할 언론이 응원진을 넘어 선수로 같이 뛰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여타 선진국의 경우 언론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언론은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객관성을 빌미로 하여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밀어주고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1월부터 9월30일까지 이명박 후보의 문제 발언과 관련한 보도 분량을
분석한 자료는 선거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체 한국 저널리즘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손석춘씨가 말한 대로 정말 저널리스트의 죽음이다. 죽음..

출처 ; 보수언론 이명박 ‘장애인 비하·마사지걸’ 발언에 모르쇠(한겨레)

2007. 9. 21. 20:33

미국산 쇠고기! 안심하고 드셔도 좋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