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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10. 01:28

이데올로기는 죽었다거나 악이라는 말 자체가 가장 이데올로기적인 주장이다.

“이데올로기는 죽었다거나 악이라는 말 자체가 가장 이데올로기적인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어떤 편향적인 동기도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또 정치에 대해 헤아리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비판을 피하고자 정치적 목적을 감추는 것에 불과하다. ‘적은 당파적 의도에 따라 움직이고, 우리는 순리대로 할 뿐이다.’ 이것은 은밀한 전략인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 속에는 정치와 거대 이념이 숨어 있다. 이데올로기는 열 가지 게임의 규칙을 가지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이데올로기 없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 일레일 글레이저, 『겟 리얼』


2013. 10. 5. 21:52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유년기에 내가 얼마나 많이 거짓된 것을 참된 것으로 간주했는지, 또 이것 위에 세워진 것이 모두 얼마나 의심스러운 것인지, 그래서 학문에 있어 확고하고 불변하는 것을 세우려한다면 일생에 한 번은 이 모든 것을 철저하게 전복시켜 최초의 토대로부터 다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몇 해전에 깨달은 바가 있다.

- 데카르트, 『자연의 빛에 의한 진리탐구』


2013. 10. 4. 23:16

당신은 이제...

“당신은 이제 자신의 무자비함을 인도주의적 미사여구로 포장하는 따위의 수고를 

하려 들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세계에서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 휴먼스테인, 필립로스


2013년 10월. 모노레일의 난장판 재시작.

2007. 12. 15. 01:23

부지런히 노력하고 무엇인가를 이루어 놓는 것

부지런히 노력하고 무엇인가를 이루어 놓는 것, 세상의 온갖 악이나 어리석음과 타협하지 않고 강직하게 살아가는 것,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하고 약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분노할 줄 안다는 것,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그 얼마나 중요한 일들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는 이런 식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끝끝내 버릴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소망에 더하여 나에게는 요즘 또 한 가지 작은 소망이 생겼다. 좀 더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
                                                                                                                        - 서준식 옥중서한 中


2007. 12. 15. 00:27

서해안의 조삼모사 사태 / 우석훈

셰틀랜드의 가마우지를 가지고 특종을 만드는 방법’이라는 글이 있다. 움베르트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법>에 나온다. 이제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사담 후세인은 걸프전 때 세계적인 반전 여론을 높일 목적으로 원유를 해안에 뿌렸는데, 이때 검은 석유를 뒤집어쓰고 해변가에서 비틀거리던 가마우지는 <시엔엔>(CNN)을 타고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자, 이 가마우지씨를 다시 한번 만나보도록 하자.

“왜 가마우지씨는 세계적인 흥행이 분명한 한국의 서해안에는 오시지 않는 거지요?”

“네, 이번 사건은 예고된 것이 아니라서 미처 비행기표를 예약하지 못했습니다. 아쉽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원유로 목욕하고 비틀거리는 쇼는 생각보다 고난도라서 자주 하면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에, 저도 출현 횟수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뒤늦게라도 세계인들의 여론을 환기하기 위해서 위로방문이라도 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아, 거기에는 이미 한국의 대선후보들이 가 있지 않습니까? 새만금 갯벌에 사시던 도요새씨가 어제 최근에만 벌써 세 번째 이사를 해야 한다고 푸념을 하시더군요.”

서해안의 원유유출 사태는 크게 보면 인도 보팔의 대참사와 여수의 시프린스호 사건과 같은 공업활동에서 벌어진 생태재앙과 연결되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근해 보호 실패에 의한 해양 생태계 파괴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길게 보면, 원유 수송 및 저장과 관련된 재앙이기도 한데, 서해 및 남해의 석유수송로와 거제도의 석유비축기지에서 이런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은, 이런 사건이 일회성이 아니라 항구적이라는 점이다.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말하듯이, 도시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이렇게 엄청난 ‘위험 사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셈인데, 이 위험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건 우리나라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공업국가들과 주요 공장을 유치한 개발도상국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이며, 우리 모두는 그야말로 기도하는 심정으로, 제발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폭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이런 외국 사태와 비교해서 한국의 서해안 원유유출 사태가 가지고 있는 차이점 한 가지가 분명히 있기는 하다. 불과 한 달 전에 국회에서 새만금특별법을 통과시킨 바로 그 장본인들이, 마치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진한 표정을 짓고, “이거 참 큰일입니다”라고 서해안 갯벌에서 천연덕스럽게 ‘생쇼’를 한다는 사실이다. 해안가의 원유는 시간이 지나면 생태계 복원 능력에 의해서 원래대로 돌아가지만, 정동영과 이명박이 주창하는 새만금 개발은 시간이 지나도 복구되지 못한다. 잠깐 무서운 것은 무섭다고 하면서도, 영원히 무서운 것은 무섭다고 하지 못하는 우리, 전형적인 조삼모사이다.

지금까지 줄기차게 새만금 개발을 추진한 정동영식 조삼모사도 보통 아니지만, 시민운동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새만금에 대해 한마디도 꺼내지 않은 문국현식 눈치 보기도 보통 아니다. 차라리 무조건 개발만 얘기한 이명박의 일관성이 애교스럽다. 지금 우리나라의 골프장들은 사람들이 산에서 안타까워하는 바로 이 해안선과 갯벌로 내려가는 중인데, 지금 지켜야 한다는 그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들을 청와대 사람들은 ‘폐염전’이라고 일컬었다. 그래서 폐염전을 골프장으로 ‘재활용’하는 것이라는, 말도 되지 않는 얘기들을 했던 게 불과 1년 전이다. 원유에 뒤덮인 해안가에, 지켜보는 사람을 바보로 여기는 조삼모사의 꽃이 탐스럽게 피어난다.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출처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56523.html

2007. 12. 15. 00:06

August Rush (2007) / Kirsten Sheri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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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판타지다. 판타지 소설을 보면서 어떻게 사람이 마법을 쓰고 용이 하늘을 나는데 의문을 가지지 않듯이 이 영화 역시 판타지라고 생각하고 나면 한층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프레디하이모어를 비롯한 각 배우들의 열연과 음악은 좋았다. (마지막의 랩소디는 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천재 꼬마아이를 능숙히 표현한 프레디 하이모어의 연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

이것저것 깐깐하게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고 나면 씹을 거리가 좀 많은 것이고, 올 겨울 가슴찡한 멜로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2007. 12. 9. 23:37

무비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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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g of Comedy (1983) / 마틴 스콜세지 감독, 로버트 드니로 주연

쇼비니지스를 풍자한 꽤나 시니컬한 블랙 코메디.
기분이 우울해서 즐거운 영화를 보려고 선택했지만 보고나서 별로 기분이 유쾌해지지 않았다-_-;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비평으로는 성공했지만 관객으로부터는 계속 외면받아
대중적 인기를 얻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는데 이 작품 역시 대중적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고 한다-_-;;
(당연하지! 이렇게나 시니컬한 작품이-_-;;)

형사 (2005) / 이명세 감독, 강동원 하지원 주연

현란한 영상미. 하지원은 별로 좋아하는 배우가 아닌데도 이 영화에서의 연기는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 관객들은 대개 서사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흥행에서는 참패한 듯 보이지만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로서의 감독의 역량이 백분 발휘된 것 같아 보는 내내 즐거웠다.
(극장에서 못 본 것이 안타까울 뿐...) 이번 M은 혹평이 더 많다는데 기대(?)가 된다 ㅎ

Fight Club (1999) / 데이빗 핀쳐 감독, 브레드 피트 에드워드 노튼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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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반전을 쉽게 눈치채는 바람에 조금 김이 새버리긴 했지만

신선하고 기발한 주제를 깔끔하고 세련되게 표현한 감독과 두 배우에게 박수를.


 "이것을 당신이 읽고 있다면, 이 경고는 당신을 위한 것이다. 
당신이 읽고 있는 모든 말들은 쓸모 없는 것이고 당신의 시간을 날리는 것이다.
달리 할 일이 없는 것인가?
솔직히 이 순간들을 쓸만한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의 인생은 무의미 한가?
...<중략>...
아파트를 나가라. 이성을 만나라. 과도한 쇼핑과 자위 행위를 그만 두어라.
당신의 일을 그만 두어라. 싸움을 시작하라.

살아 있음을 증명하라.

당신의 인간성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저 하나의 수치에 불과하게 된다.
당신은 경고 받았다. 타일러" _파이트클럽 DVD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