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의난장판 :: '분류 전체보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2007. 10. 14. 14:32

지도자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지난 봄에 베란다의 화분을 정리할 때의 일이다. 꽃봉오리가 맺혀 있지 않은 화분을 다 버리려니까 옆에 있던 큰언니가 미처 올라오지 못한 게 있을지도 모르니 며칠만 더 두고 보자고 했다. 그런데 글쎄 이 주일 만에 베란다 가득 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게 아닌가. 저걸 버렸으면 어쩔 뻔했나. 그러나 그때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이파리만 남아 있는 화분에 그렇게 예쁜 꽃이 숨어 있을지.......
  그러나 눈 밝은 사람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싹이 앞으로 크고 소담스러운 꽃을 피울지, 또 어느 한철 자기 혼자 피었다가 지는지, 피고 나서 많은 씨를 맺어 널리 퍼뜨릴 수 있는지.
  그때 초라한 화분 안에서 활짝 핀 꽃을 보는 것이 바로 지도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피어 있는 꽃을 알아보는 것은 누군들 못 하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잠재력을 보고 밀어주는 사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의 합산으로 사람을 보지 않고 그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합산이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지도자일 거다. 그 가능성을 발견하면, 어린 싹일 때는 비바람을 막아주고 물도 주는 사람. 그러다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시련을 이기며 혼자 크는 모습을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 이런 사람에게 '찍히는 건' 정말 일생일대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한비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中

2007. 10. 14. 01:42

서울을 봉헌한 것도 모자라 이번엔 청와대에 교회라..

 


대선은 할 것 없어. 올해 12월 달 대선은 무조건 이명박이 할테니까, 장로님이니까.
만약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안 찍을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거야. (웃음)
생명책에서 안 지움을 당하려면 무조건 이명박 찍어야돼. 아셨지? (아멘) 알았지? (아멘)
이명박 장로님 나한테 약속했어. 개인적으로 꼭 청와대 들어가면 교회 짓기로. 박수쳐. (박수)
근데 처음부터 교회를 짓는다고 하면요 불교인들이 또 반발한다고.
그러니깐 나는 장로입니다 내가 주일날 저 한강을 건너 압구정동 소망 교회까지 가야 하는데,
전투경찰들이 주일날 그 경호하느라 약 1000명이.. 몇명이? (1000명이)
일요일날 주일날 쉬지도 못하니 나는 그들을 않귀찮게 하기 위해서 나는 청와대에서 예배를 드려야 되니
예배를 드릴 장소가 있어야 되니 처음에는 교회 짓는다하지 말고 종교관을 짓는다 이렇게 하면 된다고
종교관 짓는다 해놓고 중간에 가서 십자가 달면 돼. 요렇게해서 시민단체를 살짝 잠재우고 딱 세워서 할렐루야지
우리 한 번 대한민국을 예수의 나라 만들어 봅시다.

종교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기독교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존경하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써 한국의 교회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일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2007. 10. 14. 01:21

앨 고어의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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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펼쳐진 미래', 2007년 5월 앨 고어의 집무실 ⓒ타임

   

역시 어지러운 책상은 죄가 없어 ㅠ_ㅠ

어수선한 책상이 어수선한 정신을 반영한다면, 비어있는 책상은 무엇을 반영하는가?
If a cluttered desk is a sign of a cluttered mind, of what then, is an empty desk?
                                                                                                                - 알버트 아인슈타인


덧. 부시의 집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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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정리된 것에 모든 신경을 다 쓰게 된다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정리되었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이다.

2007. 10. 13. 17:08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 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할 것입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2007. 10. 13. 00:46

가난한 자는 왜 이명박을 지지하나 - 박노자

오슬로대학에서 ‘한국 사회·정치’ 수업을 할 때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 중의 하나는 극우적 색채가 강한 보수의 대표자 이명박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이미 근대적 노동계급이 다 형성된데다 비정규직화와 같은 최근의 사회 재편으로 근로 인구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됐을 터인데, 어떻게 해서 ‘부자들의 대표’가 계속 50% 안팎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은 필자에게 배우는 노르웨이 학생들에게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산업화된 나라들 중에서는 미국 다음으로는 한국과 일본이 과연 가장 보수적인 곳이 아닌가라고 묻는 이들도 있다.

(중략)

‘부자의 후보’ 이명박은 수많은 가난뱅이들의 표를 동원할 만한 상징적 자원, 즉 ‘박정희를 떠올리는 1970년대 자수성가형 경영인’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단순히 기아를 면한 것부터 지가 상승으로 떼돈을 벌어 대학 교육·취직 기회 확충으로 출세에 성공한 것까지 ‘수혜’ 정도가 다양하지만, 다수의 한국인들은 1970년대에 빚졌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물질적 삶의 개선이 기반이 되어, 수많은 이들이 거기에다가 애국주의부터 ‘실패자는 무능력자다’ 등의 성공주의 이데올로기까지 박정희 시절의 온갖 국가주의적·자본주의적 관념에 그대로 포섭되고 말았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종교, 지역, 계급, 고용형태별로 분열돼 고질화된 갈등 속에 고착돼 있는 한국 사회에 ‘1970년대의 신화’는 거의 유일한 통합 기제로 작동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 신화를 바탕으로 해서 이명박이 대권 쟁취에 성공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1970년대는 초고속 개발과 함께 극심한 불평등을 낳았으며, 4∼5% 이상의 성장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진 오늘날에 이 불평등은 계속 악화일로로 심화됐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든 여권이 기적적으로 정권 유지를 이루어내든 앞으로 5∼10년 안에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계급 갈등들이 폭발의 지점까지 확실히 갈 것이다. 그때에 가서 좌파 세력들이 노동계급과 영세민의 투쟁을 이끌어 이 사회에 믿을 만한 평등·복지적 대안을 제시해 국민적 신뢰를 받아야 우리가 비로소 죽은 독재자의 망령에서 벗어나 ‘세계에서 미국, 일본과 함께 가장 보수적 사회’의 불명예를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가난한 자는 왜 이명박을 지지하나 - 박노자 (한겨레21)

2007. 10. 10. 21:50

언론, 선거 보도진인가? 선수인가?

예전 한겨레21에서 선거관련해서 언론을 분석한 적이 있었다.
객관적이고 공평해야 할 언론이 응원진을 넘어 선수로 같이 뛰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여타 선진국의 경우 언론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언론은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객관성을 빌미로 하여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밀어주고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1월부터 9월30일까지 이명박 후보의 문제 발언과 관련한 보도 분량을
분석한 자료는 선거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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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한국 저널리즘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손석춘씨가 말한 대로 정말 저널리스트의 죽음이다. 죽음..

출처 ; 보수언론 이명박 ‘장애인 비하·마사지걸’ 발언에 모르쇠(한겨레)

2007. 10. 1. 01:20

내가 가장 아프단다 - 유안진

나는 늘 사람이 아팠다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는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대적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사랑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망쳐준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내 세상을 배반한 누가 없단다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