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의난장판 :: '글자에 관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2007. 5. 16. 21:42

희망 / 도종환

희망 / 도종환


그대 때문에 사는데
그대를 떠나라 한다

별이 별에게 속삭이는 소리로
내게 오는 그대를
꽃이 꽃에 닿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대를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고
사람들은 내게 이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돌아섰듯이
알맞은 시기에 그대를 떠나라 한다

그대가 있어서
소리없는 기쁨이 어둠속 촛불처럼
수십개의 눈을 뜨고 손 흔드는데

차디찬 겨울 감옥 마룻장 같은 세상에
오랫동안 그곳을 지켜온
한장의 얇은 모포 같은 그대가 있어서
아직도 그대에게 쓰는 편지 멈추지 않는데

아직도 내가 그대 곁을 맴도는 것은
세상을 너무 모르기 때문이라 한다
사람 사는 동네와 그 두터운 벽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 한다

모든 아궁이가 스스로 불씨를 꺼버린 방에 앉아
재마저 식은 질화로를 끌어안고

따뜻한 온돌을 추억하는 일이라 한다
매일 만난다 해도 다 못 만나는 그대를
생애 오직 한번만 만나도 만나는 그대를

2007. 5. 3. 11:56

최근 읽은 사진 책 3권

윤광준의 사진 이야기_작 찍은 사진 한장
윤광준/웅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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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이고 평범한 대상이 비범하게 바뀐다. 이것은 촬영 대상에 대한 애정과 세심한 관찰이 가져다준 선물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던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원래 있는 것에서 나만의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냥 서 있는 나무에서 시인은 삶의 의미를 발견해서 시를 쓰고, 음악가는 계절을 느껴 작곡을 한다. 사진가는 자기를 투영한 영상을 찍는다. 주변의 모든 사물에 담겨있는 물성 이상의 무엇을 자기만의 눈으로 해석할 때 사진의 질 적 수준은 높아진다.
- 본문 중에서


사진을 이제 시작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한 번 읽어볼만한 사진 책. 단순히 사진 기술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온 저자의 철학과 후배사진가들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다. 모든 내용에 동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진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선배의 길은 한 번 반추해볼만 하다.


여행이 즐거워지는 사진 찍기 1
박동철/넥서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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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림같은 풍경사진을 보고 혹해서 집어들었던 이 책은 DSLR과 렌즈 그리고 필터에 대한 열망을 가득 안겨주었다. 그리고 여행도..






뛰어난 사진을 위한 노출의 모든 것
브라이언 피터슨/청어람 미디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출에 대해서 좋은 사진들과 함께 쉽게 그리고 아주 아주 명쾌하게 정리한 책. 초보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노출에 대한 이야기를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말 쉬운 언어로 나타낸다. 몇 권 없었던 읽고 난 후 사야겠다고 느낀 책 중 하나.




2007. 2. 17. 15:06

세상이 달라졌다_정희성

세상이 달라졌다

                                                - 정희성

세상이 달라졌다.
저항은 영원히 우리들의 몫인 줄 알았는데
이제 가진 자들이 저항을 하고 있다.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저항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법이 되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되었지만
우리 같은 얼간이들은 저항마저 빼앗겼다.
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는 벗들도 말수가 적어졌고
개들이 뼈다귀를 몰고 나무 그늘로 사라진
뜨거운 여름날의 한 때처럼
세상은 한결 고요해졌다

2006. 12. 29. 01:05

이 길의 전부



키 큰 나무 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졌다

                                                                                    박노해

생일날 새벽에 기도를 드린 후 긴 묵상의 시간을 가졌어요
눈을 감고 돌아보니 운동을 시작한 지 20년,
숨가쁘게 격동하는 역사의 현장을 달려왔네요
인간 체력의 한계를 생체실험하는 듯한
끝도 없는 철야,특근 곱배기,지긋지긋한 물량 밀어내기
썰렁한 기숙사에서 자취방에서
일 마치고 탈진한 몸으로 새벽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아침이면 맨날 세숫대야를 빨갛게 물들이던 어지러운 기억
수배자로 낮이면 칼처럼 긴장하다 밤이면 잠자리 걱정에 애가 타던 기억
지하 밀실의 고문과 사형, 무기징역, 무너지고 깨어짐, 침묵의 겨울삶...
나도 모르게 그만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챙피하게

그래도 내 인생를 나는 참 사랑해요 너무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좋은 세상을 바라며 좋은 일 하자고 애쓰다 보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많났어요
지금도 만나고 있고 앞으로도 만날 거구요
그 힘든 세월 동안 난 정말이지 단 한 번도 운동 그만둬버릴까,
잠시 뒤로 빠졌다 할까, 나 좀 챙기고 할까, 곁눈질해본 적이 없었어요
내 곁엔 늘 좋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좋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이 그리워서 시작한 운동이고
좋은 사람 만나는 게 일의 전부인 운동이니 얼마나 행복한 인생이에요
그래요 좋은 님들과 함께하다 보니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요

키 큰 나무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졌다
깊은 강물을 건너니 내 혼이 깊어졌다

마치 저를 두고 한 말 같아요
뜻이 크고 사랑이 큰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니
나도 덩달아 커진 듯이 느껴져요
역사의 큰 숲을 지나고 깊은 슬픔과 함께하다 보니
나도 따라서 깊어졌나 봐요
난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가까운 성당을 찾아
한나절 동안 홀로 묵상기도를 해왔어요
너무 피곤해서 기도중에 그대로 잠이 들기도 하고 최루탄 냄새가 배어
좇겨나기도 하고 내내 울기만 하기도 하고 그랬지만
서울 올라와 고등학교 때부터 나도 모르게 몸에 배인 습관이지요
그러면서 한 달에 한 번씩이지만 나를 돌아보면서 놀라곤 했어요
부쩍부쩍 정신이 커지고 깊어진 나를 보며 감사 기도를 바치곤 했어요
그게 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좋은 인연 때문이었지요

체포되기 일 년부터 내 안이 고갈되어가는 걸 느꼈어요
몸도 영혼도 사람 관계도 처음 맞는 크나큰 위기 앞에 서게 된 것이지요
아 내가 죽어가는구나, 죽어가고 있구나,
더는 나를 쥐어짤 게 없구나 하면서도
맡은 책임 때문에 시대상황 때문에 그냥 밀고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하루하루 이를 악물고 버티는 날들이었지요
그걸 누구에게 말할 수 있었겠어요
너무 착해 너무 여린 좋은 벗들은 그 중압과 무미건조함과
무서운 긴장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떠나가도 말았지
나는 겉으로야 책임감으로 밀고나갔지만 이미 내가 먼저 죽어 있었던 거지요
그 최악의 시간 속에서도 그나마 죽지 않고 이렇게라도 나를 다시
살려낼 수 있었던 건 그 때 만난 새로운 인연들 덕이었어요
마치 나를 구원하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와
낡은 이념틀 속에서 기진맥진 악전고투하는 나를 보살피고
생기를 불어넣고 삶의 의욕을 불어넣으신 것이지요
그 좋은 님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내가 어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무서워져요
저는 아무 가진 것 없지만 좋은 님들과 함께했기에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이지요
그게 제 행복이에요

부처님이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하셨지요

나를 좋은 벗으로 삼으십시오
그러면 늙어야 할 몸이면서도 늙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병들어야 할 몸이면서도 병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죽어야 할 몸이면서도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고
고뇌와 우수를 지닌 몸이면서도 고뇌와 우수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때 아난다가 이와 같이 말했지요

그 말을 듣고 곰곰이 헤아려보니 착한 벗이 있고 착한 동지와 함께 있다는 것은
이 성스러운 길의 절반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요 절반에 해당한다고 봐야겠지요

부처님이 말했지요

아난다 그것은 잘못입니다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착한 벗이 있고 착한 동지와 함께 있다는 것은 이 성스러운 길의 전부입니다

맞아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이 길의 절반'이 아니라
'이 길의 전부'인 게예요

좋은 님들이 있어 나는 힘을 얻고
좋은 님들이 있어 나는 날로 새로워지고
좋은 님들이 있어 내 키가 커지고 혼이 깊어지는 거예요
아무리 내 앞날이 험하다 해도 좋은 님들과 함께라면
앞으로의 내 인생도 늘 감사와 은총의 시간일 거라고 나는 믿어요
그래서 미래가 얼마나 희망차고 가슴 설레이는지 몰라요
내가 할 일은 따로 없어요
내가 좋은 친구, 좋은 동지가 되어드리는 것밖에 다른 것은 없어요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나를 알고 나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더 커지고 더 맑아지고 아름답고 착해지도록 하는 게 내 할 일의 전부이지요

지금까지 나를 키우고 나를 이끌어주신
사랑하는 나의 님들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입맞춤을 보내요
앞으로도 변함없이 나를 키우고 나를 움직이고 이끌어주실 벗들께,
또 아직은 알지 못하지만 새로운 인연으로 다가오실 나의 님들께도
사랑의 입맞춤을 보내요
내가 살아 있음이 감사와 은총입니다


동지를 하나 얻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기쁨이고
동지를 하나 잃는 것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
어릴 때의 난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어렵지만 큰 결심을 해준 참 사랑하는 후배에게도
그리고 이렇게 부족하고 못난 내 곁에 함께 해주는 동지들에게도
정말 너무나도 감사하고 고마운 하루.

2006. 12. 5. 18:47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中

만일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대는 모든 사람들을 그대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할 것이다. 그대가 그대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는 한, 그대는 정녕 그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대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사랑한다면, 그대는 그들을 한 인간으로 사랑할 것이고 이 사람은 신인 동시에 인간이다. 따라서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위대하고 올바른 사람이다. _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_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中

2006. 11. 9. 00:42

살인자의 건강법_아멜리 노통

"그럼 왜 선생님이 쓰신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싫어하십니까?"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쓸데없는 짓이니까"
"하지만 작가로부터 직접 창작 과정에 대해 들어보면 얼마나 흥미진진한데요. 그가 어떻게, 왜, 무엇에 반대해서 글을 쓰는 지에 대해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늘어놓는 작가가 있다면, 십중팔구 다음 두 가지 경우 중 하나에 속할 거요. 첫번째는 자기가 책 속에 써놓은 내용을 목청껏 떠들어대는 거지. 앵무새란 애기요. 두번째는 책에 써놓지 않은 것들에 대해 흥이 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고. 이 경우는 실패한 작가지. 쓰고자 하는 걸 책 속에 담아내지 못했으니까."

2006. 9. 6. 00:43

아침 3분 플래닝 - 사토 덴


아침 3분 플래닝
사토 덴
출간일 : 2005-12-13
SBN : 899109516X
반양장본
179쪽
223*152mm (A5신)






_뭐 이쪽 계열의 책이 다 그렇듯이 보고나면 딱히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_요는 저녁일기 대신 아침일기를 써보라는 것이다. 나도 최근 일기를 써야겠다 생각은 많이 하고 있었지만 불규칙한 생활패턴때문에 저녁일기를 쓰는 게 쉽지 않았었는데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제 하루째라 잘 모르겠지만^-^;

_그리고 아침일기는 저녁일기와는 달리 그날의 계획과 전날의 정리 두가지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감상적이 되기 쉬운 저녁일기와는 달리 좀 더 이성적이고 계획적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_또, 매년 같은 날짜을 이어쓰는 연식일기와 엑셀로 일기를 쓰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데 꽤 흥미로웠다.



옮긴이의 말
프롤로그

1장 아침에 일기를 써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일상이 변화한다
문제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단시간에 정확한 기록을 남긴다
자신의 꿈을 놓치지 않는다
IQ, EQ, NQ, DQ가 높아진다

2장 하루 3분 투자로 성공하는 법
성공하는 사람들의 비결, 일기 쓰기
일기 쓰기의 장점 다섯 가지
꿈을 실현해 주는 도우미, 진실이 담긴 일기
아침 일기 쓰기에서 길러지는 성공습관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는 방법
과거 일기를 활용하는 지혜
아침 일기가 제공하는 건강효과
아침 일기의 메모 효과

3장 아침 일기 200% 활용하기
1년 단위 일기장의 문제점
일기장으로 활용하는 바인더 노트
365일 모두 기념일 만들기
쓰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일기장 만들기
일기에 반드시 날씨를 기록하자
처음 일주일은 긍정적인 일만 쓰라

4장 꾸준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변화를 즐기면 습관이 변한다
일기 쓰는 습관을 위한 세 가지 원칙
일기를 꾸준히 쓰기 위한 일곱 가지 전략

5장 디지털 시대의 일기 쓰기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한 일기
보안 걱정 '뚝' 디지털 일기
원하는 내용을 빠르게 찾기
원하는 내용을 쉽고 빠르게 찾는다
컴퓨터가 읽어주는 일기 Vs 말만 하면 기록되는 일기
하이퍼 만다라 일기 (hyper mandala diary)란?

6장. 꿈꾸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
꿈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현재의 자신에게 100점 만점을 주라
꿈지수 DQ를 높여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꿈을 얘기하라
꿈은 인생의 가장 강력한 나침반이다

에필로그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