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의난장판 :: '글자에 관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2007. 9. 18. 03:31

개에게 인생을 이야기하다 / 정호승

젊을 때는 산을 바라보고 나이가 들면 사막을 바라보라
더 이상 슬픈 눈으로 과거를 바라보지 말고
과거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웃으면서 걸어가라
인생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오늘을 어머니를 땅에 묻은 날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첫아기에게 첫젖을 물린 날이라고 생각하라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분노하지 말고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아침밥을 준비하라
어떤 이의 운명 앞에서는 신도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있다
내가 마시지 않으면 안되는 잔이 있으면 내가 마셔라
꽃의 향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듯
바람이 나와 함께 잠들지 않는다고 해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일에 감사하는 일일 뿐
내가 누구의 손을 잡기 위해서는 내 손이 빈손이 되어야 한다
오늘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무엇을 이루려고 뛰어가지 마라
아무도 미워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지 말고 가끔 저녁에 술이나 한잔해라
산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을 내려와야 하고
사막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먼저 깊은 우물이 되어야 한다

오늘의 나에게 참 위로가 되는 한 줄의 글 귀.
"아무도 미워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지 말고 가끔 저녁에 술이나 한잔해라"
그래, 내가 마셔야 하는 잔이라면 담담하게 마셔야겠지.
힘겹게 올라갔던 산을 싫어도 이제는 내려와야 할 시간이다.
힘들 때 한 토막의 시가 위로가 된다는 건 참 우스운 일이다.
우습고도 고마운 일이다. 아니 고맙고도 우스운 일인가..


2007. 7. 14. 22:56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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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보통 '대중'이나 '현실'을 균질적인 상태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죠. 대중은 이미 하나가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현실, 정상, 표준, 평균 등을 동일한 의미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표준은 비현실이죠. 평균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죠. 만일 출산율이 1.15라고 한다면, 이런 사람이 존재해요? 1.15명은 존재하지 않잖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평균이 현실이고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저한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정희진 선생 말은 옳은데 비현실적이야"라고 해요. 그러면 저는 "왜 현실이 하나라고 생각하지? 그 현실을 누가 규정하는데? 현실은 경합하는 거야. 자본가의 현실이 있고, 민중의 현실이 있어. 지금 당신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현실이라고 착각하고 있어"라고 얘기하죠.

(중략)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네가 바로 모든 문제의 근원이야." 현실과 갈등하지 않거나, 투쟁하지 않거나, 문제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지배 이데올로기와 자기를 일치시키기 때문에 의견이 같을 수 밖에 없고, 감정적이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적'이라는 말과 '정치의식이 있다'는 말을 같은 뜻으로 씁니다. 현실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무슨 감정을 느끼겠어요? 저는 '쿨한' 사람하고는 말을 안 섞어요.


- 정희진, '남자'의 거짓말과 말의 권력관계 - 정의하는 자와 정의당하는 자 中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 중의 하나. '21세기에는' 으로 시작하는 한겨레21 인터뷰 특강 모음집이다. 참 좋아하기도 하고 강연모음이라 하루만에 금방 다 읽었다. 굳이 평하자면 지난 교양과 상상력에 비해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겨레21 인터뷰 특강 모음집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김두식씨와 정희진씨의 강연 그리고 한홍구씨와 박노자씨의 강연이 좋았다. 특히 정희진씨와 김두식씨는 후에 각자가 낸 책들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에 살기때문에 직접 강연을 못듣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한꺼번에 대단한 강사들의 강연을 체험할 수 있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

2007. 7. 10. 17:40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 하종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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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 우리시대의 논리 2  
무식하거나 혹은 비겁하거나

그 유명한 강사들이 이 사회의 환경과 제도와 정책과 구조에 대하여 얘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첫째, 무식하거나... 둘째, 비겁하거나...

첫 번째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에 관한 공부를 수 십년 세월 동안 하면서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끝내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대부분은 두 번째의 경우일 것이다. 그런 것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이 땅 위에 모든 것을 한 손에 쥐고 있는 권력과 자본의 비위를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출세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남구만의 시조 다시 읽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이 시조가 묘사하고 있는 상황을 한번 상상해보자. 양반이 아랫목에서 느즈막이 잠을 깨었다. 해가 벌써 중천에 떠있고 종달새도 우짖고 있다.

머슴의 '관점'으로도 같은 상황을 '농촌의 목가적 풍경'이라고 한가롭게 노래할 수 있었을까? 오로지 머슴의 관점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철저하게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에게까지 처음부터 그렇게 강요할 맘은 없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올바른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도 한 번 서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이 시조에 대해서 백 번쯤 설명할 때 단 한번이라도 "같은 상황을 머슴의 입장에서 한번 볼까요?"라고 가르쳤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가끔은 머슴의 입장에도 서 볼 수도 있고, 이 세상에는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 중요한 사실을 천 번에 한번, 만 번에 한번도 설명하지 않는다. 그게 썩을 놈의 우리 제도권 교육이다.


  최근 이랜드 문제로 시끌시끌 하다. 힘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자기 직장을 잃어도 어디 하나 하소연 할 곳 없는 곳에서 '노동'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이랜드그룹이 비정규직을 외주화한 것은 너무 급하지 않았나 보고 있고 노조도 매장을 점거한 것은 업무 방해로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지켜보다가 더이상 인내할 수 없는 국면이 오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정부 차원에서는 공권력 투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 "노조 지도부들은 물론 점거장소를 찾아가 격려하고 합세하는 세력에 대해서도 업무방해 혐의로 사법처리할 수 있다"

  어릴 적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내가 받은 교육에서 노동이라는 말은 빨갱이라는 말과 동의어였고 빨갱이는 곧 북한이며 그것은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말이었다. 아마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어릴 적 교과서에만 배웠던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노동3권과 그 중의 한 권리인 단체행동권을 지금의 노동조합이 벌이는 시민의 발을 묶고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파업'과 연결시키지 못할 것이다.

  모든 언론과 기업 정부 제도권 교육에서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노동자의 파업은 대개 불법이기 때문에 합법적 파업절차를 생각조차 할 필요없는 사회에서 정말 귀족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요구에 중국으로 옮기겠다는 '협박'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사회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면 귀족 노동자 운운 하는 사회에서 하종강은 참 고마운 사람이다.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하종강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올 초 그 혹한의 겨울에, 눈보라가 몰아치는 명동성당 입구에서 인권운동가들이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하는 동안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그들의 손발과 코끝이 동상으로 문드러지는 동안 당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노숙투쟁을 밥먹듯이 하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는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과는 마음 깊은 곳에서라도 함께 울었나요? 우리 모두 이 부채감에서 벗어나면 안 됩니다."

2007. 7. 6. 18:44

체 게바라 어록 / 시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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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어록 - 체 게바라 서거 40주년 기념작 | 원제 Che Guevara Analects
체 게바라 (지은이), 김형수 (옮긴이) | 시학사











2007년은 여러가지로 뜻 깊은 해이다. 러시아혁명 90주년, 6월 항쟁 20주년 등 그리고 체 게바라가 생을 달리한지 4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체는 쿠바 혁명을 완수하고 쿠바를 떠나 볼리비아에서 게릴라 활동 중 사로잡혀 총살 당하게 된다. 이 때 그의 나이 서른 아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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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성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개인적 승리에 불과할 것이다

나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하며
거기에서
빈곤과 기아, 그리고
온갖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내가
한 명의 의사로서
그들의 병을 치료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으로
나는
그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그 무엇이 있을 것이라고 예감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끼니를 채울 돈으로 카메라를 빌리고 필름을 샀다.
  배고픔을 참으며 눈앞의 아름다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는 동안 나는 무척 행복했다.


  분노하지 않는 개인은 언제나 고립을 벗어날 수가 없다.
  분노하지 않은 우리는 언제나 억압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분노하지 않는 민족은 야수 같은 적에게 승리할 수 없다.
  분노하지 않는 정의는 결코 민중을 향한 사랑일 수 없다.


  만일 우리가 낭만주의자라고
  도저히 구제할 길 없는 이상주의자라고
  우리는 불가능한 것을 이룩하려 한다고 말한다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맞는 말이다.
  우리는 '그렇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2007. 7. 2. 21:54

철들지 않는다는 것 - 하종강

 철들지 않는다는 것 - 하종강의 중년일기
조금씩 자주 아픈 것이, 오래 묵혔다가 한꺼번에 아픈 것보다 훨씬 견디기 쉽습니다. 오래 묵혔던 아픔을 한꺼번에 끄집어내면, 그동안 잊을 수 있었던 작은 고통들을 모두 더한 것보다 그 크기가 훨씬 더 커집니다. 자주 아파해야... 면역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바르게 살기' 위해 작은 이익부터 포기하는 경험이 쌓여야 나중에 '큰 일'을 위한 '큰 희생'도 가능해집니다. - 본문 中
하종강 선생님의 산문집. 에세이를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책을 읽어나갔다. 선생님의 강연과는 또 다른 그의 삶과 생활의 이야기는 사람 냄새가 그득하다. 다 읽고나서 오랜만에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내가 철들어 간다는 것이 제 한 몸의 평안을 위해 세상에 적당히 길드는 거라면 내 결코 철들지 않겠다'던 새세대 청춘송가의 가사 첫 부분이 생각난다. 이제 나이 오십줄에 접어들어서도 이렇게 철없는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2007. 5. 29. 13:06

처음으로 / 서정주

처음으로
                                 - 서정주(1987. 1)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 이여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새맑은 나라의 새로운 햇빛처럼
님은 온갖 불의와 혼란의 어둠을 씻고
참된 자유와 평화의 번영을 마련하셨나니
잘 사는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물가부터 바로 잡으시어
1986년을 흑자원년으로 만드셨나니
안으로는 한결 더 국방을 튼튼히 하시고
밖으로는 외교와 교역의 순치를 온 세계에 넓히어
이 나라의 국위를 모든 나라에 드날리셨나니
이 나라 젊은이들의 체력을 길러서는
86아세안 게임을 열어 일본도 이기게 하고
또 88서울올림픽을 향해 늘 꾸준히 달리게 하시고
우리 좋은 문화능력은 옛것이건 새것이건
이 나라와 세계에 떨치게 하시어
이 겨레와 인류의 박수를 받고 있나니
이렇게 두루두루 나타나는 힘이여
이 힘으로 남북대결에서 우리는 주도권을 가지고
자유 민주 통일의 앞날을 믿게 되었고
1986년 가을 남북을 두루 살리기 위한
평화의 댐 건설을 발의하시어서는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 육천만 동포의 지지를 받고 있나니
이 나라가 통일하여 홍기할 발판을 이루시고
쥐임없이 진취하여 세계에 웅비하는
이 민족기상의 모범이 되신 분이여!
이 겨레의 모든 선현들의 찬양과
시간과 공간의 영원한 찬양과
하늘의 찬양이 두루 님께로 오시나이다



처음으로
-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

일제가 패망하자 서정주는 "일본이 그렇게 쉽게 항복할 줄 꿈에도 몰랐다.
못 가도 몇 백년은 갈 줄 알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시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서정주는 식민지 조국이 해방되자 재빨리 친독재 시인으로 돌변해
권력자의 품에 안겼다.

이승만의 전기를 쓰며 안락을 즐기던 서정주는 이 정권이 몰락하자
다시 박정희 정권에 밀착했다.
그리고 한국일보 1966년 8월 14일자에 발표한 '다시 비정의 산하에'라는 시를 통해 "새로 나갈 길은/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베트남뿐이다/ 베트남뿐이다"라며 박 정권의 베트남 전쟁 개입을 부추겼다.

서정주는 박정희가 암살에 스러지자 독재의 바통을 이어받아 등장한 전두환에게 또 다시 충성심을 표시했다.

마쓰이 오장(伍長) 송가(頌歌)  / 서정주

아아 레이테만은 어데런가
언덕도
산도
뵈이지 않는
구름만이 둥둥둥 떠서 다니는
몇천 길의 바다런가

아아 레이테만은
여기서 몇만 리련가......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소리......
우리의 젊은 아우와 아들들이
그 속에서 잠자는 아득한 파도소리......

얼굴에 붉은 홍조를 띠우고
'갔다가 오겠습니다' ..
웃으며 가드니
새와 같은 비행기가 날아서 가드니
아우야 너는 다시 돌아오진 않는다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씨(印氏)의 둘째 아들 스물한 살 먹은 사내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가미가제 특별공격대원
귀국대원

귀국대원의 푸른 영혼은
살아서 벌써 우리게로 왔느니
우리 숨쉬는 이 나라의 하늘 위에
조용히 조용히 돌아왔느니

우리의 동포들이 밤과 낮으로
정성껏 만들어보낸 비행기 한 채에
그대, 몸을 실어 날았다간 내리는 곳
소리 있이 벌이는 고흔 꽃처럼

오히려 기쁜 몸짓 하며 내리는 곳
쪼각쪼각 부서지는 산더미 같은 미국 군함!

수백 척의 비행기와
대포와 폭발탄과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 같은 병정을 싣고
우리의 땅과 목숨을 뺏으러 온
원수 영미의 항공모함을
그대
몸뚱이로 내려져서 깨었는가?
깨뜨리며 깨뜨리며 자네도 깨졌는가-

장하도다
우리의 육군항공 오장(伍長} 마쓰이 히데오여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의 산천이여
한결 더 짙푸르른 우리의 하늘이여

아아 레이테만은 어데런가
몇천 길의 바다런가

귀 기울이면
여기서도, 역력히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소리......
레이테만의 파도소리......

1944년 12월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발표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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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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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시비>

■ 친일문학인 42명 명단

시 :
김동환 김상용 김안서 김종한 김해강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이찬 임학수 주요한 최남선
소설·수필·희곡 :
김동인 김소운 박영호 박태원 송영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무영 이서구 이석훈 장혁주 정비석 정인택 조용만 채만식 최정희 함대훈 함세덕
평론 : 곽종원 김기진 김문집 김용제 박영희 백철 이헌구 정인섭 조연현 최재서 홍효민

언젠가 한 선배와 서정주에 대해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선배는 서정주는 친일시인이기 때문에 나쁘다는 입장이었고, 나는 그의 친일과는 별개로 그의 시의 예술성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 때 나는 친일에 대한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이해와 서정주 시의 대한 호감들이 한데 섞여 그런 말을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서정주는 그의 시와는 별개로 아주 비열한 삶을 살아왔다. 일제때는 친일. 해방이후는 독재찬양을 하며 다른 동료시인들이 감옥을 드나들며 모진 고문에 고통받을 동안 그는 감옥대신 세계일주를 다녀왔다.
아무도 자기의 아이들에게 니가 어떻게 살아도 상관없으니 좋은 시만 써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정주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광주 5.18 기념관의 글처럼 '진실을 말하지 않고 기억하지 못한 역사는 되풀이 된다.'

2007. 5. 29. 10:32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 이미지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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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강제욱, 노순택, 이상엽, 임재천 (지은이), 이미지프레스 (옮긴이) |
청어람미디어

클래식카메라의 명품 라이카부터 몇 만원이면 구할 수 있는 QL17까지 사진가들의 클래식카메라에 대한 애착부터 사진에 대한 방법론까지 여러가지 것들을 살펴볼 수 있는 에세이집. 지금은 단종된 최초의 국산카메라 Kobica BC1의 대한 이야기나 요즘같이 카메라 기술이 첨단을 달리고 있는 시대에 수동촛점에 수동노출의 몇 십년도 더 된 필름카메라로 작업을 하는 사진가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아름다운 숲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새들이 있고 동물들이 뛰어놉니다. 그런데 채벌꾼들이 들어와 숲을 망치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베어져 나가고 새들과 동물들은 방황합니다. 이곳에 사진을 찍으러 온 포토그래퍼들은-사진지상주의에 빠진 아마추어나 상업사진가들은-애써 그런 현실을 외면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찍을 겁니다. 하지만 포토저널리스트나 다큐멘터리 사진가라면 카메라를 돌려 숲이 파괴되는 현장을 담을 것입니다." - Reza